개인적으로 에이스의 척도는 이닝 소화라고 봅니다.



비록 이닝을 적게 먹어도  피안타율 낮고 방어율 낮아서

짧은 이닝이지만 잘 틀어막는 투수는 에이스가 아니냐고 반문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무엇보다도 에이스의 척도는 이닝을 많이 먹어주면서 팀을 이기게 하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아직 한국리그에선 에이스라고 할만한 국내 선수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보고 있구요.

 

매덕스가 진짜 "마스터, 교수님" 이라는 칭송을 받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만,

가장 큰 이유는 효율적인 투구수 관리로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서 이기는 걸 추구했기 때문입니다.

 

야구는 70%가 투수놀음이라고 했습니다.

점수 내고 우리팀이 그 점수를 지켜낼려면 투수가 상대팀 득점을 우리팀보다 적게 막아줘야 되죠.

그래야 이길 수 있으니까요...그래서 상대방을 막아낼 수 있는 투수가 중요합니다.

 

그런데, 사람이 연투를 하게 되면 지치게 되어 있습니다.

투수도 사람인데 매일 기어나올 수는 없겠죠.

 

점수를 최소화하고 승리를 지키려면 잘하는 투수들을 투입해서 막아야 되는데 투수는 매일 못나오죠.

벌떼야구는 그래서 한계가 있습니다....벌떼니 어쩌니 해도 잘하는 선수는 어차피 소수인데,

그 소수가 연투에 지쳐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면 이길 수가 없는게 바로 야구이지 않습니까?

 

에이스는 그런 의미에서 아주 중요합니다.

팀에 확실한 1승을 안겨주는 동시에 다른 투수들이 연투에 시달리지 않도록 도와준다면

분명 우리팀 다른 투수들을 쉬게 해줌으로써

결정적일 때 좋은 투수들을 올려서 막아내고 이길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이닝 잘먹고 점수를 최소화해 확실한 승리를 안겨주는 에이스의 존재는 

단지 안정적인 1승 뿐만 아니라 1승 +@ 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도록 만들어 줍니다.

그래서 소중한 거지요.

 

올해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쉽에서 탬파배이 VS 보스턴 시리즈만 봐도 그렇습니다.

템파배이에서 200이닝이상 먹어줬던 제임스 쉴즈나 맷 가자같은 젊고 유망한 투수들이

이닝을 먹어줬기 때문에 탬파베이 불펜진이 역설적으로 보스턴을 압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결과는 안봐도 뻔했죠.

보스턴 타선이 아무리 강해도 에이스는 에이스대로 이닝먹어주면서

불펜까지도 이상없이 본연의 임무를 소화하는데 그걸 뒤집고 이겨내기는 너무 힘들었을 겁니다.

 

이닝이터가 많은 팀은 정말 강팀입니다.

왜 양키즈가 사바시아를 잡고 버넷을 잡았을까요?

구위도 구위거니와 이닝을 먹어줄 수 있는 이닝이터기 때문에 집착하는 것입니다.

 

점수를 많이 내주는 선수한테 오래도록 마운드위에서 뛰고 일정 이닝 먹게 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실력이 있고 잘 막아주기 때문에 길게 버텨주기를 기대할 수 있는 거죠.

실력이 있어야 이닝소화율도 높아지게 됩니다.

 

그러므로...에이스가 될려면 이닝을 많이 먹어줘야 됩니다.

마쓰자카도 그 관점에서 본다면 아직 에이스의 투구는 멀었습니다.

투구수 150개 이상 마구 던지면서 이닝을 먹는 거라면 분명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마쓰자카가 진짜 에이스가 되려면 이닝을 많이 먹어야 됩니다.

최소 200이닝 이상은 넘기면서 올해의 승수와 방어율을 기록해준다면 진짜 에이스가 되는 거겠죠.

구로다가 평가받는게 그래서입니다.

그도 역시 기복이 심해 200이닝을 넘기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나름 효율성을 추구해가며

완봉승도 찍어내는 등 미국식의 효율적인 투구수 관리를 받아들였기 때문에 연착륙에 성공한 거겠죠?

 

마쓰자카가 내년에 진정 안티들을 입다물게 하면서 성공하고 싶다면,

어떻게든 효율성을 추구해야 합니다.

올해 내준 볼넷을 배로 줄이면서 이닝도 200이닝 이상 먹어주고 방어율도 올해처럼 막아줬을 때

진정으로 그 팀은 강해질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