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하나로’ 조건부 허가
2008/02/16  05:32:36  중앙일보

[중앙일보 이나리] 공정거래위원회는 15일 전원회의를 열어 SK텔레콤(차트, 입체분석, 관심등록)의 하나로텔레콤(차트, 입체분석, 관심등록) 인수에 대해 ‘조건부 허가’ 의견을 냈다.


이로써 SK텔레콤은 조건부이긴 하나 유·무선을 아우르는 통신시장 강자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됐다.
공정위는 이날 “양사 간 결합은 유·무선 통신시장의 경쟁을 저해할 것”이라며 5개 항목의 인수 조건을 제시했다. 이들 조건에 따르면 SK텔레콤은 향후 5년간 ^다른 사업자가 결합상품 판매를 제의할 때 이를 거절할 수 없고 ^이때 다른 사업자와 하나로텔레콤에 적용하는 서비스 조건을 달리 해선 안 된다. 또 ^다른 사업자가 로밍(통신망 이용)을 요청할 때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해선 안 되고 ^분기별로 이행 사항 실행 여부를 공정위에 보고해야 한다.

공정위는 정통부에도 “SK텔레콤의 시장 지배력은 우량 주파수인 800메가헤르츠(㎒) 독점에서 나온다”며 “정통부는 올해 말까지 이 주파수의 여유분을 다른 사업자에 배분해야 하고, 2011년에 주파수를 재배치할 때 공정한 분배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정통부가 공정위의 의견을 수용하지 않으면 사후 시장명령권을 동원해 SK텔레콤과 하나로텔레콤에 직접 규제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는 이중 규제가 아니며 공정위 고유 업무 영역”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공정위의 의견은 SK텔레콤과 하나로텔레콤이 각각 유선과 무선 통신회사로 사업 영역이 다르지만, 유·무선 통합이 대세인 시장 추세에서 사실상 ‘동종업종 기업 간의 결합’과 다를 바 없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정통부는 20일 정보통신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공정위의 의견을 참조해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를 승인할 예정이다. 정통부는 “공정위의 의견이 이중 규제 방지를 위해 법이 정한 절차를 위반하지 않았는지, 경쟁 촉진과 소비자 편익 증진을 위해 적절한지 등을 검토하겠다”며 “이를 통해 공정위 의견의 수용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주파수 회수·재배치·로밍 등은 공정위가 아닌 정통부의 소관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SK텔레콤은 “공정위의 의견은 양사 간 기업 결합의 시너지 효과를 제약할 우려가 있어 유감”이라고 밝혔다. 특히 “공정위가 양사 결합과 직접 관련이 없는 주파수 문제까지 거론한 것은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반면 그간 양사 결합을 반대해 온 KTF와 LG텔레콤 등은 “인수 조건이 다소 미흡하나 공정위가 주파수 문제를 정면으로 언급한 것은 옳은 판단”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통신업계 일부에선 공정위가 별도 고문기구를 만들어 석 달에 한 번씩 관련 업체 대표들을 모아 양사의 공정위 조건 이행 여부를 검토하고, 5년간 분기마다 공정위에 따로 이를 보고토록 한 것은 이중 규제의 소지가 있다고 비판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새 정부가 규제 완화로 기업 경쟁을 활성화하려는 마당에 공정위가 통신 시장에 발을 들여 놓고, 새로운 규제기관으로 나서겠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이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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