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24일 오전(한국시간) 바르셀로나의 누 캄프에서 열린 FC바르셀로나와 2007~200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을 0-0으로 마친 뒤 이렇게 평가했다. 그는 페널티킥을 실축한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에게 실망 대신 칭찬을 하는 등 경기 내용과 결과에 모두 만족해 했다.
 

"우리 팀은 프로다운 활약을 펼쳤다. 바르셀로나는 경기를 지배했지만 찬스는 많지 않았다. 원정에서 0-0으로 마친 것은 우리에게 엄청난 기회로 작용할 것이다."
 

2차전은 오는 30일 홈구장인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리기에 원정경기 무승부는 '절반의 성공'이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특히 4-5-1 전형을 쓰면서 호나우두를 최전방에 놓고 좌우 미드필더에 박지성과 루니를 배치한 것을 두고 "루니는 다른 포지션에서 뛰게 했다. 박지성에게도 보다 더 수비적으로 뛰라고 임무를 줬다"며 이날 수세적으로 보였던 맨유의 팀 플레이는 전략적 선택이었음을 누차 강조했다.
 

박지성은 '골닷컴'에서 4점, '더 타임스'에서 5점, '스카이스포츠'에서 6점의 평점을 각각 받으며 대체로 부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는 퍼거슨 감독의 특별한 전략을 읽지 못한 '겉핥기' 수준이다. 단순히 공격과 수비의 균형을 맞추는 미드필더의 본분을 생각한다면 공격력 부재를 탓할 수 있지만, 박지성은 이날 공격적인 면모를 감춘채 보다 수비적으로 경기를 펼쳤다. 퍼거슨 감독이 부여한 수비임무를 100% 소화해낸 것이다. 경기 뒤 인터뷰에서도 박지성은 "공격 면에서는 전에 보여줬던 만큼 못 보여줬다. 하지만, 수비적으로는 완벽했다"고 말했다.
 

퍼거슨 감독이 라이언 긱스와 나니를 제외하고 박지성을 선발출전시켜 풀타임을 뛰게 한 배경도 이와 맞아떨어진다. 1,2차전으로 열리는 4강전에서는 원정경기에서 우선 지지 않는 경기를 하는 게 중요하다. 이에 따라 많이 뛰면서 수비 가담이 좋은 박지성이 중용될 수밖에 없었다. 챔피언스리그에서만 3경기 연속 풀타임 출장이었다. 이날은 루니도 최전방 대신 오른쪽 미드필더로 배치됐다. 대신 측면 미드필더 호나우두가 꼭짓점 스트라이커로 나섰다.
 

확연히 눈에 띄지 않아 아쉬웠지만 박지성의 알토란같은 활약은 몇 차례 인상적이었다. 전반 19분 바르셀로나의 오른쪽 풀백 참브로타가 패스한 공을 리오넬 메시가 드리블로 연결하려 하자 어깨싸움을 하며 공을 가로챈 장면이 돋보였다. 전반 31분에는 루니의 크로스를 받아 골지역 왼쪽에서 회심의 헤딩슛을 날렸지만 너무 약해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기도 했다. 이 슛은 맨유가 기록한 단 하나의 유효슛이었다.
 

수비에 치중하며 후반 23분까지 왼쪽 미드필드 진영을 누볐던 박지성은 이후에는 오른쪽 미드필더 루니와 자리를 바꾸며 변화를 줬다. 후반 30분 나니가 루니 대신 교체투입된 뒤에는 다시 왼쪽으로 돌아가며 90분 풀타임을 치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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