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1,2백만원 더 들어가" "이명박 대통령 찍었는데..."

'기러기 아빠들'의 비명이 터져나오고 있다. 이명박 정부 출범후 원화 가치가 대폭락하면서 교육비 부담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름 전인 지난 3일까지만 해도 946원선이던 원-달러 환율은 17일 현재 1029원으로 폭등했다. 보름새 83원이나 폭등한 것. 특히 17일에는 하룻새에 32원이나 폭등, IMF사태 발발 전야를 방불케 했다.

자녀들을 해외에 유학 보내고 있는 '기러기 아빠들'은 지난 대선때 다수가 이명박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 경제 살리기가 우선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지금 기러기 아빠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매달 1, 2백만원이 더 들어가고 있다" 비명

두 자녀와 아내를 2년 전 캐나다로 유학 보낸 A대기업 과장 김모(44)씨는 17일 은행을 찾았다가 다시 발길을 돌려야 했다.

매달 캐나다로 9천달러를 송금해왔지만 최근 환율대란으로 1캐나다달러가 1천원을 돌파했기 때문. 불과 3주 전에는 9백40원, 지난해 8백원이었던 캐나나달러는 현재 송금 수수료 포함 1천48원이다.

김씨는 "지난해 목돈을 보낼 때도 환율이 올라 걱정을 했지만 3~40원 수준이었지 이 정도까지 상승폭이 클지는 몰랐다"며 "매달 들어가는 생활비를 줄일 수도 없고 그렇다고 수입이 늘어나는 것도 아니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은행에서는 우선 송금을 미루고 상황을 지켜보라고 이야기하지만 당장 생활비를 보내야 하는 입장에서는 그럴 수가 없다"며 "일단 무리를 해서라도 이번 주 안에 송금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뉴질랜드에서 아내와 고등학생 아들이 유학 중인 박모(46, 자영업)씨도 유학 자금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박씨는 매달 생활비로 5천 뉴질랜드달러를 송금해야 하지만 작년 8월 5백40원으로 내려갔던 환율은 지난해 말 7백20원으로 재상승하더니 올해 8백33원까지 치솟았다.

박씨는 "작년에 비하면 매달 1~2백만원의 경비가 더 늘어가고 있다"며 "아내와 내가 계획했던 유학비용을 생각하면 이대로 계속 가서는 유지가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가 수출 늘리려 환율 폭등 방치하는듯"

컨설팅업체 대표인 김 모씨(47). 현재 아들이 미국 대학에서 유학중이다. 연간 5천만원 정도의 학비가 들어가고 있다.
그는 "작년까지만 해도 원화가 달러에 대해 강세를 보이면서 유학비 부담이 줄어들어 다른 나라가 아닌 미국에 유학 보내길 잘 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죽을 맛"이라며 "올라도 정도껏 올라야지 이렇게 미친듯 오르는 것은 정상이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아무래도 정부가 원-달러 환율 폭등을 방치하는 것 같다"며 "하긴 6% 성장 목표를 맞추려다 보면 수출 밖에 더 길이 있겠냐"고 나름대로 환율 폭등 배경을 분석했다. 그는 "그러나 원화를 휴지로 만들어 수출을 늘려봤자 혜택은 대기업에게만 돌아가지, 대다수 국민은 죽어나는 것 아니냐"며 "가뜩이나 불황이래서 사업도 잘 안되고 죽을 맛인데 아무래도 올해는 유학비가 1, 2천만원 더 들어가지 않을까 싶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대선때 이명박 대통령을 찍었는데 요즘 경제 운용 하는 것을 보면 불안불안하다"고 덧붙였따.

어학연수 포기, 조기유학생 가족 초비상

어학연수를 계획했던 학생들은 어학연수 일정을 미루거나 아예 포기하는 상황도 속출하고 있다.
올해 초 군대를 제대한 대학생 유모(24)씨는 복학을 한 한기 미루고 호주로 어학연수를 떠나기로 했던 일정을 1년 뒤로 미뤘다. 유씨는 "현지 어학연수 과정 등록금 6백만원에 생활비 5백만원 정도를 생각하고 있었지만 지금처럼 환율이 치솟으면 어렵다는 이야기들을 많이 들었다"며 "아쉽지만 내년으로 미루거나 단기코스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유학원 관계자는 "조기유학자금은 이미 연초나 연말에 목돈을 송금했어야할 상황이라서 지금은 대학생들의 어학연수가 주춤하고 있는 수준"이라며 "하지만 환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 당장 매달 5~6백만원에 달하는 생활비를 송금해야 하는 조기유학 가정이 심각한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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