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의 용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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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질의 목적지는 단골가게 지연네.

어느 일요일 아침부터 낮까지 나는 그집 앞에 앉아 땅바닥에

괜한 그림을 그리며 호시탐탐 기회를 노렸다.

그러고는 순둥이 아줌마가 잠시 변소에 간 사이

재빨리 한 알을 훔쳐 동네 후미진 골목으로 뛰었다.

그리고 죄의식도 없이, 아작아작 피자두를 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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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나 맛있던지 나는 그것을 다 먹고는

'딱 한 알만 더' 하는 욕심으로

다시 지연네 앞을 어슬렁거렸다.

근데 그때 아줌마가 대뜸 날 불렀다.

혹시나 싶어 놀라 고갤 들었는데,

아줌마가 '이거 먹어라' 하시며

피자두 한 알을 건네시는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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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무 좋아 고맙단 말 한마디 할 겨를도 없이

그것을 받아들고 냅다 이번엔 집으로 뛰었다.

그러고는 피자두를 먹으며 구미호를 흉내 낼 요량으로

거울 앞에 섰는데, 가관이었다.

훔쳐 먹은 피자두의 흔적이 입가는 물론 이 사이사이까지……

'아줌마가 내 도둑질을 알았구나.'

아침부터 낮까지 가게 주위를 맴돈 어린 도둑에게

아줌마는 매 대신 피자두를 주었구나 싶어 아팠다.

왜 나는 그 착한 아줌마의 피자두를

훔쳐 먹었나 싶어 내가 미웠다.

그래서 거울 속의 나를 보고 울면서 피자두를 먹었다.

그러고는 다시 그 집 물건을 훔치지 않았다.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노희경 지음 | 헤르메스미디어)


[양심과일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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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는

남을 보고 하는 게 아니라

내 마음을 보고 하는 것입니다.

남을 보면 미움과 갈등이 떠나지 않습니다.

도저히 용서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내 마음을 바라보면

내 어리석음과 추함과 부끄러움에

고개가 숙여지고 눈물이 나옵니다.

그때 다른 사람도 용서하게 됩니다.

=정용철의 <희망편지> 中 에서

*저자 노희경 님이 말합니다.

아름다운 대사보다는

“밥 먹었니?”

“잘자~”하는

우리 일상의 평범한 말에 힘을 싣는 글을 쓰고 싶다고~요.

그녀의 글은

읽는 이로 하여금

지금 내가 나를 사랑하고 있나,

주변의 소중한 사람을 사랑하고 있나,

세상의 외로운 사람들을 사랑하고 있나, 에 대해서

진지한 성찰을 할 기회를 갖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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