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바보’가 남긴 것…판타지 넘은 진솔함

헤럴드경제 | 입력 2009.06.18 11:39

16부작 KBS 수목극 '<U>그바보</U>'는 판타지를 넘어 스토리에 진심을 담았고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로 시청자에게 잔잔한 감동을 안겨주었다.

'그바보'의 중심을 잡아준 배우는 뭐니뭐니해도 구동백을 연기한 <U>황정민</U>이다. 구동백은 조금만 연기가 어색해도 드라마가 산으로 가버리는 배역이지만 황정민은 시청자들이 미세한 감정선을 따라갈 수 있도록 좋은 연기를 펼쳐 '착한 남자'에 대한 시선까지 변화시켰다.
너무 착하고 순박해서 답답해 보일 수 있었던 평범남 캐릭터를 황정민이 생명을 불어넣어 특유의 순수함이 빛나는 귀엽고 유쾌한 `<U>해피바이러스</U> 구동백`으로 살려냈다. 시청자들은 "구동백을 보는 내내 행복했다"라고 말할 만큼 `구동백`에 흠뻑 빠지게 됐다.

구동백 캐릭터는 그만의 강한 긍정의 힘을 보여 주면서, 일상에 지치고 바쁜 현대인들에게 흐뭇한 미소를 안겨주며 그동안 잊고 살았던 삶의 진정한 가치와 소소한 일상의 행복들을 되찾게 해 줘, 행복 지수를 높였다.

한지수(김아중 분) 캐릭터는 모든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인기 초절정의 대한민국 대표 톱여배우다. 사랑을 넘치게 받는 듯 보이지만 알고 보면 한 남자의 사랑만을 그토록 원했던 `사랑`에 목마른 한 `여자`로서의 모습을 그려내며 여성 시청자의 공감을 샀다.

결국 진솔함과 순수한 마음으로 가득한 동백에게서 다시금 사랑을 배우고, 잃어버렸던 자신의 본래 모습을 되찾은 지수가, 희생만을 강요받았던 조건있는 사랑을 당당히 떠나보내고 `진짜 사랑`에 다가서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에 대해 깨닫게 해 주기도 했다.

'그바보'는 조금씩 천천히 물들어가며 성숙하고 한 뼘씩 성장하는 구동백-한지수의 모습을 그려갔다.
한없이 착하지만 소심했던 구동백은 점차 자신의 목소리를 내면서 용기를 내고 마침내 한 남자로서 자신의 사랑을 당당히 찾게 되었고, 한지수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되어버렸다. 한지수 역시 오랜 동안의 상처를 이기고 더 단단해진 마음 위에서 행복한 사랑에 대한 깨달음으로 당당하게 일어서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렇게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며 변화하는 두 주인공의 모습은 드라마를 바라보는 시청자들조차도 설레게 만들고 그들의 순수한 사랑과 배려심 가득한 마음들이 교감을 통해 성장해 가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더 큰 감동을 주었다.
황정민은 연기 인생 14년만에 처음 출연하는 드라마 작품이라는 점이 무색할만큼 스크린을 넘어 브라운관까지 그만의 향기로 사로잡았다. 황정민은 코믹속에 깊이를 담은 연기로 넓은 연기 폭을 다시 느끼게 해주었다.

또 한지수 역은 마치 김아중에게 꼭 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그녀의 참 매력을 알게 해주었다. 김아중은 이전보다 성숙하고 깊이 있는 내면 연기를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화려하고 도도한 톱스타의 모습부터 아픈 사랑을 하는 한 여자의 섬세한 감정 표현과 눈물 연기까지 다양하면서 절제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밖에 받쳐주는 연기자들의 공도 적지않았다. 동백과 지수를 만나게 해 준 근본적인 원인이자 지수의 오랜 사랑 김강모 역의 주상욱은 카리스마 있는 연기로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지수의 매니저이자 강모의 친구로 나온 연경 역의 전미선은 이번 작품을 통해 이미지 변신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내며 안정감 있는 연기력을 보여주었다. 우체국 국장 역의 윤주상과 명품 조연 김광규의 콤비 연기도 즐거움을 주었다.

데뷔 10년 만에 정극 연기에 도전해 작은 배역에도 섬세한 연기결을 보여준 발라드 가수 이수영도 연기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그바보'의 <U>정진영</U>, 김의찬 작가는 "우리가 잃어버린 혹은 가까이에 분명 존재하는 따뜻함을 이야기 하고 싶었다"면서 "그 진정성이 시청자분들에게 잘 전달되었길 하는 바람이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바보' 최종회인 16회는 18일 밤 9시 55분에 방송된다.
서병기대중문화전문기자/wp@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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