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발상투자의 원조, 가세박사
시골의사의 예술속 투자 - 역발상투자의 원조, 가세박사
주식시장에서 영원한 화두는 바로 저평가와 고평가를 정확히 분간하는 안목이다. 그러나 우리는 여지껏 어떤 경제이론이나 기술적 분석기법으로도 적정 주가를 산출할 수 있는 효율적 공식은 찾지 못했다.
그래서 우리는 워런버핏이나, 피터린치와 같은 실제적으로 주식시장에서 많은 수익을 올린 소수 영웅들의 이야기와 그들의 바이오그라피에 귀를 기울이면서 시장의 교훈을 얻고자 할 때가 많다.
그러나 지난 200년간 주식시장 역사에서 저평가된 기업을 찾아 수십배씩의 수익을 올린 이들 성공한 영웅들의 무용담도, 다음 소개할 이야기에 비한다면 그 빛이 바랠지도 모른다.
빈센트 반 고흐가 그린 그림의 가치를 알아본 가세박사
행운의 주인공은 어느 날 선택한 한점의 그림이 100년 동안 무려 8백만배나 가치가 오를 정도로 탁월한 안목을 가졌다.
일전에 크리스티 경매장에서는 빈센트 반고흐의 ‘가세 박사의 초상’이 무려 8천200만달러에 낙찰됐다. 이로서 고흐의 작품이 다시 한번 미술 경매가 사상 신고가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이 화제의 주인공 고흐( Vincent Van Gogh, 1853~1890)와 그의 모델이었던 가세박사는 당대에 인정받지 못한 불운한 미술가와, 그의 예술적 재능을 인정했던 담당의사로서의 관계였다.
그런데 고흐작품의 가치에 대해 탁월한 안목을 가졌던 가세박사의 후손들이 고흐의 그림으로 훗날 거부가 될 줄 누가 알았으랴.
고흐는 생전에 정신병을 앓고 있었다. 이러한 사실은 담당 의사였던 ‘가세박사’에 의해 주변에 널리 알려졌다. 가세박사는 오늘날 스포츠지와 같은 대중매체에 그의 병력을 속속들이 알림으로써 화가로서의 고흐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더욱 공고히 하는 데 일조했던 것이다. 사실 가세박사는 훌륭한 의사였지만, 인간적으로는 고흐의 질병과 광기, 예술 모두를 혐오했다.
그는 고흐의 주치의로서, 임종을 지킨 마지막 친구로서, 고흐 예술의 유일한 수호자로 남았지만, 한순간도 고흐를 좋아해본 적이 없었던 사람이다. 그러나 그는 고흐 사후의 작품가치를 거의 유일하게 확신하고, 정당하게 평가받기 위해 가장 열심히 노력했다. 그러면서도 자연인 고흐에 대해서는 너무나 쉽게 부정적인 평가를 일삼았다.
이러한 그의 이중잣대는 과연 무엇 때문이었을까?
일부 음모론자들의 이야기처럼 고흐의 작품을 독점하려는 시도였을까? 아니면 고흐의 광기가 만들어낸 작품에 집착했던 것일까?
그러나 우리는 지금 오직 하나의 진실만을 기억하면 된다. 그는 고흐의 예술을 사랑했고, 고흐의 작품의 가치를 믿었다는 사실 말이다. 왜냐하면 결과적으로 그의 안목이 옳았다는 것이 증명되는 데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고, 훗날 그를 폄하했던 대다수의 비판자들은 당시에는 단돈 50프랑에도 고흐의 해바라기를 살 안목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증권투자자들이 덧씌워진 편견들을 걷어내고 진정한 실재적 가치를 찾아냈던 가세박사에게 역발상투자의 원조로서, 예전에 피터린치에게 주어졌던 가치투자의 현인(Guru of Value Investment)이라는 칭호를 따로 붙여주고 존경심을 표한다 해도 그리 무리한 일은 아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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